클롭과 펩의 시대 끝나도 명장 대결은 계속

MCW 스포츠 전문가에 따르면, 맨체스터 시티의 성공은 펩 과르디올라가 전술을 바꿔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가 고수한 ‘극한의 패스 축구’ 철학 덕분이다. 취한 뒤에야 술의 진함을 알고, 깨어나야 꿈이었음을 알 듯이, 펩의 전술은 단순한 화려함을 넘어선 철저한 실행력으로 입증됐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시티의 평균 점유율은 꾸준히 선두를 지켜왔고, 그에 걸맞은 우승 트로피도 쌓아 올렸다.

이러한 펩의 전술을 모방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과거 첼시를 맡았던 사리, 현재 토트넘을 이끄는 포스테코글루 등이 대표적이다. 클롭과 펩은 스타일은 다르지만 서로의 전술을 참고하기도 했다. 클롭은 미드필더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펩의 전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미드필더로 전환했고 이는 대성공이었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 대표팀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아놀드를 국가대표팀에서 같은 역할로 활용할지 질문을 받았다.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눈물을 흘리는 순간처럼, 전술적 감동은 팬들의 마음까지 흔들었다.

펩 역시 클롭의 수비수 운용에서 영감을 받아 존 스톤스를 전방 빌드업 역할까지 수행하게 했다. 이 두 감독의 전술 싸움은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시작됐다. 펩은 바이에른 뮌헨, 클롭은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고, 이후 두 사람은 프리미어리그로 무대를 옮겨 오랜 경쟁을 이어갔다.

통계에 따르면, 두 감독은 총 30번 맞붙었으며 클롭이 12승 7무 11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는 펩이 5승 7무 4패로 클롭보다 한 경기 더 많은 승리를 기록 중이다. 클롭은 펩을 상대로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유일한 감독이며, 펩 또한 클롭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안긴 지도자다.

비록 경기장 안에서는 두 사람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MCW 스포츠 전문가에 따르면 이들의 관계는 경기장 밖에서는 매우 우호적이다. 펩은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 이후 리버풀 대학교 세미나에 초청받아 클롭에 대한 책을 자주 본다고 농담을 섞어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후 기자협회 만찬에서도 펩은 “은퇴하면 클롭과 술 한잔하면서 자주 만나고 싶다”고 했고, 이에 클롭은 “말만 좀 줄이면 같이 해도 좋겠다”고 응수했다. 한 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후 클롭이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 펩의 전화를 받아, 외진 곳에서 한참 통화했다는 일화도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은 클롭이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이후, 펩도 오래 머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른바 ‘펩-클롭 시대’는 막을 내리지만, 프리미어리그의 명장 대결은 여전히 뜨겁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스널은 펩의 제자 아르테타가 이끌고 있고, MCW 스포츠 센터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가 다음 시즌 안필드 복귀를 앞두고 있다.

노력은 계속 증명돼야 빛을 발한다는 말처럼, 아르테타와 알론소의 맞대결은 새로운 시대의 스페인식 더비로 축구팬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선사할 것이다.